안녕하세요.
감성을 깨우는, 조금 더 깊어지고 풍요로워지는 공간 '센티멘털 랩'입니다.
팬톤이 선정한 2020 올해의 컬러는 클래식 블루입니다. 사실 블루는 세계적으로 가장 선호되는 색이기도 한데요. 그 뿐 아니라 화가들에게도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. 유독 화가의 이름을 딴 이름이 많은 색깔이 푸른색이기 때문입니다. 이번 포스팅에서는 화가들이 사랑한, 그래서 화가의 이름으로 불리게 된 푸른색들을 소개해드릴까 합니다.
# 피카소 블루
파블로 피카소(1881-1973)가 아직 청년이었던 시기, 주로 검푸른색과 짙은 청록색의 색조를 사용한 그림을 많이 그렸습니다. 이 1901년과 1904년 사이를 '청색시대'라고 부르는데요. 이 때 피카소는 매춘부, 거지, 알콜중독자, 노인 등 소외된 사람들을 어두운 분위기로 표현한 작품들을 남겼습니다.
피카소 블루는 이러한 '청색 시대'에서 연유한 색입니다.
# 나티에 블루
프랑스 로코코 시대의 대표적인 화가, 장 마르크 나티에(1685-1766)의 이름을 딴 색깔입니다. 왕실의 초상화가였던 그는 루이 15세의 딸들과 상류 사회 여성들을 많이 그렸는데, 당시 그의 묘사방식과 화려한 색채가 큰 인기를 누렸다고 합니다.
나티에 블루는 아래 <로한의 공주>에 사용된, 녹색이 도는 파란색입니다.
# 조토 블루
이탈리아 르네상스 미술의 선구자, 조토 디 본도네(1267-1337)의 이름을 딴 색깔입니다. 투시법과 명암을 사용했으며, 회화에 배경을 처음으로 도입한 그가 많이 사용했던 푸른색이지요.
조토의 대표작 파도바 아레나 성당의 천장화 <성모와 그리스도의 생애>의 프레스코 벽화에는 이 광물질의 파란색이 전체적으로 사용되어 있습니다.
# 모네 블루
인상주의 화가 클로드 모네1840-1926)의 블루입니다.
모두에게 유명한 <수련>이나 <루앙 대성당> 등의 연작에서 주로 사용된 밝은 파란색입니다.
# 마티스 블루
야수파 화가 앙리 마티스 (1869-1954)의 파란색입니다.
그는 산뜻한 빨강, 노랑, 초록 등 다채로운 색상을 구사하면서 현대회화의 막을 올렸지만, 후기에는 파란색만으로 그린 '파랑의 연작'을 남겼지요.
# 베르메르 블루
'진주 귀고리를 한 소녀'로 유명한 17세기 네덜란드 화가 요하네스 베르메르 (1632-1675)의 이름을 딴 블루입니다.
당시 서민들의 일상을 묘사해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그의 대표작 '진주 귀고리를 한 소녀'와 '우유를 따르는 여인'에서 사용된 군청 계열의 푸른색입니다.
# 상파뉴 블루
17세기 프랑스의 궁정 화가였던 필립 드 샹파뉴(1602-1674)의 블루입니다.
그는 청금석의 파란색을 사용했는데 고요한 파란색이 들어간 종교화를 많이 그렸습니다.
# 라파엘로 블루
이탈리아 르네상스 시대의 거장 라파엘로 산치오(1483-1520)가 많이 사용한 파란색입니다.
당시 광물 안료인 청금석은 귀중해서 성모 마리아의 의복에만 사용되었기 때문에 '마돈나 블루'라고 알려지기도 하는데요. 라파엘로가 성모를 훌륭하게 표현하면서 '라파엘로 블루'라는 명칭이 사용되기도 합니다.
# 인터내셔널 클라인 블루
프랑스의 현대 작가 중 한 사람인 이브 클라인(1928-1962)이 창조해낸 블루입니다.
그는 '파란색이야말로 우주의 신비한 에너지를 모으는 가장 신비로운 색'이라고 하면서, 스스로 이상적인 파란색을 만들어 '인터내셔널 클라인 블루(IKB)'라는 이름을 붙이고 특허까지 땄습니다.
# 무리요
17세기 바로크 시대의 스페인 화가 바르톨로메 에스테반 무리요(1617-1682)의 이름을 딴 색입니다.
성모 마리아 의복의 울트라마린 색상으로 1899년에 처음 등장한 명칭입니다.
블루가 가진 함의들이 참 다양하다는 생각이 듭니다. 각자의 취향과 목적에 따라 블루라는 색깔을 서로 다른 색조로 사용한 화가들이 참 흥미롭기도 하고, 대단하기도 합니다. 색을 다루는 화가가, 특정 색상의 명칭에 자신의 이름을 넣었다는 것은 요즘 시대로 보자면 성공적인 브랜딩 혹은 포지셔닝의 의미로 해석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. 그만큼 돋보적으로 그 색상을 사용했다는 이야기일테니까요.
참고 저서
마법의 색채센스, 조우 가즈오 (우듬지)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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